영화-"아바타" 촬영지-장가게(중국).
영화 '아바타'를 본 사람이라면 공중에 떠다니는 산으로 나온 '할렐루야산'을 기억할 것이다. 이 장면을 촬영한 곳은 다름 아닌 중국의 대표 관광지인 '장가계'. 그 중 원가계 풍경구에 있는 난티엔이주가 바로 '할렐루야산'의 배경이 됐다.
장가계시는 올해 초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에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난티엔이주를 '할렐루야산'으로 개명해 영화의 특수를 누리자고 해 한동안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도대체 장가계가 어떤 곳이길래?'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대목이다. 봄이 오는 길목에 있는 요즘, 빼어난 자연 경관과 신비로움, 아름다움을 간직한 장가계로 봄의 첫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중국 호남성 서북부에 자리하고 있는 장가계는 깎아 세운 듯한 암봉과 산수화 같은 풍광으로 유명하다.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으랴'라는 중국인들의 말은 장가계를 설명할 때 빼놓지 않고 할 정도로 중국인들은 장가계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빠져 일생에 꼭 한 번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는다.
장가계의 봉우리들은 연필을 필통에 넣어놓은 듯, 성냥개비를 이리저리 세워 놓은 듯 땅 위에서 불쑥불쑥 솟아올라 있어 꽤나 인상적이다.
또한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을 때 보일락 말락 하는 기암절벽은 마치 화폭에 서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이런 아름다움 덕에 1982년에는 중국 최초의 산림공원으로 지정됐으며, 199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돼 전 세계의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자연이 빚어낸 태고의 예술품
장가계가 원래부터 이런 모습을 갖추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장가계의 3억8000년 전 모습은 망망대해였다고 한다.
이후 지각운동이 일어나 육지가 바다 위로 솟아오르고 수 억만 년에 걸쳐 침수와 붕괴를 거듭하며 오늘날의 절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장가계는 비와 바람으로 자연이 빚어낸 예술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장가계의 비경 전체를 둘러보려면 적어도 4~5일은 머물러야 제대로 볼 수 있다.
264㎢에 걸쳐 황석채와 천자산, 금편계곡, 보봉호, 원가계 등 둘러봐야 할 곳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황석채 앞에는 '황석채에 오르지 않고 어찌 장가계를 가봤다고 할 수 있으랴'라고 적혀 있는 간판이 있다. 황석채는 장가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전망대로, 해발 1300m에 자리하고 있다.
한나라의 유명한 대신이 이곳에서 조난을 당했는데, 그때 그를 구해준 이가 황석공이어서 '황석'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는 전설이 내려온다고 전해진다.
황석채에서 내려다보면 여러 모양의 바위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아담한 소나무와 한 쌍을 이루는 암봉부터 거북이 모양을 한 봉우리, 뾰족한 기암까지 이곳에는 평생 동안 볼 각양각색의 바위들을 볼 수 있다.
천자산은 장가계에서도 늦게 개발된 곳이어서 그런지 자연의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 기이함과 수려함, 야성의 미를 두루 갖춘 곳으로 천자산의 풍경은 시야가 넓고, 웅장함은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봉우리가 수백 봉이 펼쳐져 있고,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구름 속을 걷고 있는 듯 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천자산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바위 중 하이라이트는 봉우리가 붓끝처럼 생긴 어필봉. 신이 내려와서 어필봉의 봉우리를 잡고 이곳을 그리고 간 것은 아닌가라는 상상도 해볼 수 있음직하다.
영화 '아바타'에 등장한 장가계의 마지막 코스로 꼽히는 원가계, 이곳에 도착하면 입을 다물지 못할 만한 광경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높이 326m에 달하는 엘리베이터. 326m 중 156m는 산속 동굴에, 170m는 산에 수직으로 세워져 있어 그 규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보는 원가계의 풍경은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하는데, 원가계에 오르면 황홀한 풍경에 넋이 빠진다는 '미혼대'와 신기루와도 같은 '공중정원', 두 개의 바위 봉우리를 연결한 '천하제일교'는 원가계의 대표적인 절경이다. 각각의 형상과 장소에 맞게끔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청량함이 함께 하는 보봉호의 유람
장가계에는 원가계와 천자산에서 만날 수 있는 기암절벽 외에도 그림 같은 보봉호와 금편계곡, 거대한 황룡동굴까지 돌아볼 곳이 많다.
이중에서도 금편계곡은 한 줄기의 깊고 고요한 협곡이 이어진 곳으로 양 옆으로 수풀이 우거져 마치 삼림욕을 하는 듯한 상쾌함을 안겨준다.
수풀 너머로는 위에서만 내려다보던 봉우리가 장엄하게 펼쳐져 있고 길가에는 이름 모를 꽃들과 풀들이 여행객들을 반기는 듯하다.
약 6km 정도의 산책 코스를 가진 금편계곡을 둘러보려면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깊은 산속에 있어 물빛이 그윽한 보봉호도 장가계에서 빠뜨릴 수 없는 코스다.
여러 모양의 바위에 둘러싸여 아련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호수에서는 장가계의 소수민족인 토가족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유람선을 타고 30분 정도 보봉호를 돌아보고 있으면 여행객들의 흥을 돋워주는 노랫가락에 천국이 따로 없음을 느끼게 한다.
배문자 자유투어 여행 마스터
장가계 여행 TIP
- 걷는 일정이 많기 때문에 꼭 편안한 신발을 준비한다. 그리고 평소에 운동량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는 바르는 약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라서 1000원짜리 지폐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장가계만 돌아본다면 환전할 돈 일부를 1000원짜리로 바꿔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길에서 사먹는 간식, 기념품 등은 대부분 1000원에 판매한다.
- 금편계곡에서는 가마를 탈 수 있는데, 바가지를 쓰지 않기 위해서는 가이드를 통해 금액을 확실하게 정하고 출발하고, 혼자 흥정할 때는 20위안(약 한화 3000원) 정도에 맞추면 된다.